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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 연주회

[리뷰] 잃어버린 사랑과 희망을 노래하네

일송미디어 (ip:)

서울시 오페라단 라 트라비아타
국내초연 60주년… 베르디 빅5 세번째로 올려
마이크 사용… 무대 전후 성량 차이 커 아쉬워

 

"늦었어! 기다리고 또 기다렸지만 아무도 날 찾아오지 않았어."

사랑을 잃고, 재산을 잃고, 살아갈 희망마저 잃어버린 여인은 참았던 오열을 끝끝내 터뜨린다.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3막. 결핵으로 숨져가는 여인 비올레타는 사랑하던 알프레도의 아버지 제르몽이 건넨 편지를 읽다가 음표 대신 절규를 내뱉는다.

하지만 곧이어 이어지는 아리아 〈지난 날이여, 안녕〉에서 음악은 단조에서 장조로, 노랫말은 비련에서 지난 세월에 대한 그리움으로 각각 표정을 바꾼다. 전형적인 멜로 드라마의 구조를 띠고 있는데도, 여전히 이 작품이 수많은 오페라 팬들을 사로잡는 이유이기도 하다.

▲ 베르디의 오페라《라 트라비아타》에서 비올레타 역을 맡은 소프라노 미나 타스카 야마자키(왼쪽)와 알프레도 역의 테너 나승서. 세종문화회관 제공

서울시오페라단이 지난 10일 세종문화회관에서 《라 트라비아타》를 무대에 올렸다. 1948년 국내 초연된 첫 오페라가 바로 이 작품이다. 올해 60년을 맞은 한국 오페라를 돌아보는 작업인 동시에 서울시오페라단이 지난해부터 의욕적으로 올리고 있는 베르디 빅 5 가운데 세 번째 작품이기도 하다.

첫날 무대는 남녀 주역의 목소리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알프레도 역을 맡은 테너 나승서는 1막에서 다소 호흡이 부친 대목도 있었지만, 정직하면서도 결이 고운 고음을 끝까지 유지했다. 반면 여주인공 비올레타 역의 소프라노 미나 타스카 야마자키(Yamazaki)의 박자 감각은 내내 불안했다. 긴박함과 슬픔이 교차하는 2막 2장에서 한복판에 서야 할 소프라노가 단단히 중심을 잡지 못하자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다른 독창자 사이의 앙상블까지도 조금씩 흔들렸다.

이날 공연에서는 무대 정면 앞쪽에 마이크를 늘어뜨려 주역 가수들의 노래를 증폭시키기도 했다. 이 때문에 성악가들이 무대 전면에서 노래할 때는 울림이 크고 성량(聲量)도 커졌지만, 거꾸로 뒤로 갈수록 건조하고 소리 폭도 줄어들었다. 최대 3000석에 이르는 대극장 규모를 감안해서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었겠지만, 당초 아무런 확성장치 없이도 자연스럽게 노래하는 것이 오페라 창법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일종의 편법이기도 했다.

서울시향은 오는 16일 콘서트를 앞두고 있다. 빡빡한 일정을 감안하면 고전(苦戰) 중에서도 비교적 선전(善戰)했다. 2막 1장의 아름다운 꽃밭 장면은 연출가 로버트 카슨을 연상시키는 기시감(旣視感)이 있었지만, 2막 2장의 도박 장면의 촘촘한 동선(動線)은 빼어났다. 13일까지 세종문화회관. (02)399-17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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