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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천재피아니스트 김선욱과 기막힌 인연 있답니다
스쿠버 다이빙 즐기는 名피아니스트 달베르토 방한
“김선욱 우승한 2개 콩쿠르 30년전 내가 우승… 성악가에게 많은걸 배워요”
리사이틀을 위해 한국에 온 프랑스 출신의 명(名) 피아니스트 미셸 달베르토(Dalberto·52·사진)와 지난해 리즈 국제 콩쿠르에서 아시아 최초로 우승한 피아니스트 김선욱(19)의 묘한 ‘선후배 인연’이 화제다.
우선 달베르토와 김선욱은 30년 시차를 두고 두 개의 똑같은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달베르토는 20세 때인 1975년 클라라 하스킬 콩쿠르에서, 1978년에는 리즈 콩쿠르에서 우승했는데, 김선욱도 2005년 클라라 하스킬 콩쿠르, 지난해에는 리즈 콩쿠르에서 잇따라 우승했다.
뿐만 아니다. 달베르토는 지금도 김선욱과 묘한 ‘음악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2005년 클라라 하스킬 콩쿠르에서 김선욱이 우승할 당시 심사위원장이 바로 달베르토였다. 지난해 리즈 콩쿠르 때 달베르토는 심사위원은 아니었지만, 영국 BBC 방송의 해설위원으로 초청받아 콩쿠르 결선을 현장에서 중계방송했다. 김선욱 음악 인생의 중대 고비마다 가까운 거리에 달베르토가 있었던 셈이다.
달베르토는 전화 통화에서 “두 차례 콩쿠르에서 모두 김선욱의 연주를 직접 보았으며, 그가 연주한 쇼팽과 브람스의 협주곡은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난다”며 “김선욱은 젊지만 영리하고 감수성이 민감한 피아니스트”라고 말했다.
달베르토는 “하지만 콩쿠르 우승은 음악생활의 끝이 아니라 시작일 뿐이며, 음악에서든 삶에서든 실수를 두려워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저도 그 나이엔 콩쿠르가 전부인 줄 알았어요. 클라라 하스킬 콩쿠르에서 우승하고 돌아왔더니 스승께서는 ‘음악가로서의 삶은 너무나 길고, 네 경력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말씀하셨죠.”
달베르토는 슈베르트의 피아노 작품 전곡을 녹음했으며 프랑스의 권위 있는 음반상인 디아파종 상(賞)을 수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제시 노먼·바바라 헨드릭스 같은 소프라노의 반주도 자청해서 맡기도 하고, 실내악 연주도 즐긴다. 달베르토는 “독주(獨奏)만이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음악은 자기 자신이 아니라 남으로부터 배우는 것”이라며 “바이올린과 첼로, 성악은 피아노와는 다른 방법으로 음악을 표현하기에 그들의 소리로부터 더 많은 걸 배운다”고 했다. 취미는 스키와 스쿠버다이빙. 그는 “격렬한 스키는 얼마 전에 접었지만, 지금도 필리핀과 몰디브, 지중해를 돌면서 바다 속의 또 다른 세계에 빠져든다”며 웃었다.
달베르토는 오는 28일 대전문화예술의전당에서 대전시향과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를 협연하고, 29일에는 금호아트홀에서 베토벤 소나타 31·32번과 드뷔시의 작품으로 피아노 리사이틀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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